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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같이 손을 얽어 단단히 잡는다. 그리고 걷는다.
옛날 언젠가 같이 걸었을 때와 같이. 같은 거리를 조금은 달라진 거리를 걷는다. 그 사이에 누군가는 새로운 세상을 품었고 누군가는 다른 이의 세상이 되고자 했다. 눈높이도, 옷차림도, 상황도, 날씨도, 하물며 그 속에 품은 것 까지 변했건만 단단히 잡은 손의 주인만은 그대로였다.
언뜻 보면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말 없이 침묵속에서 채근한 번 하는 것 없이. 여즉까지도 호선을 그리고 입던 입꼬리는 가벼운 즐거움을 담고 있었다. 어쩌면 대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불안감은 없었다. 네 답이 어떤 답이든 상관 없었으니. 네가 내 세상이 되겠다고 해도 그것은 생각해봐야겠다고 해도 내가 네 곁에 있고 네가 내 곁에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린고츠에서 돈을 찾고 환전하고 확인하는 동안에도, 잠시 닿아있던 온기가 떨어지고 5월, 과하지 않은 서늘함이 손바닥을 스쳤을 때도, 작은 잡화점에 들어가서 필요한 것을 두어개 골라 계산했을 때도 무겁지만은 않은 침묵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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